독자 여러분,
지금까지 연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단편 「조중균의 세계」가 장편으로 확장되어 쓰이면서 저 또한 인물과 사건의 폭을 자유롭게 펼쳐보일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판소리는 ‘소리’와 ‘아니리’ ‘발림’으로 이루어져 있고 ‘발림’이 우리가 잘 아는 부채를 착 펴거나 팔을 슬쩍슬쩍 들고 흔드는 동작이에요.
판소리를 배우던 시절에 저는 부채를 얼른 손에 쥘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랐답니다. 일단 뭔가를 안거나 손에 쥐는 데서 안정감을 느끼기도 하고요, 부채가 펼쳐지면서 어떤 전환을 일으키는 느낌이 좋았어요.
그런 제게 선생님은 부채도 처음부터 막 쥘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가르쳐주셨지요.
이 소설은 그런 판소리 수업 시간에 관한 기억을 떠올리며 써나갔던 것 같아요.
그리고 “좋다” “암언” 같은 여러분의 추임새를 들으며 계절들을 넘을 수 있었습니다.
장편 연재를 삼분의 이 정도에서 마치고 저는 겨울잠, 정확히는 가을잠에 들면서 이야기의 후반부를 완성해나가겠습니다.
『조중균의 세계』가 책으로 묶일 좋은 계절이 오면 “그렇지” “잘한다” 하며 기척을 내주세요.
단행본 출간 때 다시 인사드릴게요. 유독 더디게 오고 있는 가을과 함께 깊은 날들 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