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

연재를 마치며

그 시절이 아니면 쓸 수 없는 소설이 있습니다.

2026년 1월부터 5월까지

이 소설을 쓰면서 살았고, 이 소설 덕분에 살았습니다.

 

소설을 시작할 때 저는 태오를 홍해파리 같은 사람으로 설정했고,

미아는 그런 태오를 바라보는 입장이었죠.

마지막 회를 쓰고서야 온몸으로 깨달았습니다. 미아야말로 홍해파리였구나.

그래서 태오가 딱 보면 안다고 말했던 거구나.

때로는 이렇게 작가가 가장 늦게 발견하기도 합니다.

돌아보면

무심히 같은 테이블에서 만난 것들이 서로의 운동성을 감지하고 이미 동요하고 있었음을.

좋아하는 순간이에요.

 

저는 이제 단행본 작업에 들어갑니다.

제목은 바뀔 예정이고, 원고도 그대로는 아닐 겁니다.

그렇지만 목요일의 테니스 나무 밑에서 맴돌던 많은 말들을 오래 잊지 못할 겁니다.

홀로 깨어 있던 이른 아침의 공기도요.

 

 

윤고은